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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안보리정상회의 참가국 정상 발언

의장님, 오늘 우리는 국제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여 지혜를 모으고 공동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 자리

에모였습니다.

오늘날 이라크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ISIL과 전 세계로부터 모

집된 FTF는 더 이상 한 국가나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

의 문제, 국제사회 전체의 문제가 되었습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이 얼마 전에 ISIL 대응전략을 발표한 데 이어, 오늘 FTF 문

제에 대한 공동 대처를 위해 안보리 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을 시의

적절하고의미있게생각합니다.

13년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9.11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은 국

제사회의 최우선 과제가 되었고, 그 중심에 안보리가 있어 왔습니

다. 저는 ISIL이 폭력적 극단주의하에 무고한 민간인들을 잔혹하

게 살해하는 것을 목격하면서, 10년 전 유사 조직에 의해 잔인하게

희생된 우리 국민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인도주의에 관한 규범

을 무시하고 어린이와 여성들까지도 무차별적으로 살해하는 테러

행위는 이슬람의 평화와 관용의 정신에도 배치되는 반문명적이고

반인륜적 행위로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습니다. 그러한 테

러집단의 하수인으로서 국경을 은밀히 넘나들며 테러를 확산시키

는 FTF의반인륜적활동은 인류에대한심각한 위협입니다.

의장님, 각국 정상 및 대표 여러분, 오늘 채택된 안보리결의는 국

제사회의 효과적 대응을 위해 정보공유와 국경통제, 폭력적 극단

주의 대응, 그리고 법 집행을 위한 국가 간 협력을 강조하고 있습

니다. 이번결의가 FTF 문제해결을위한이정표가될것으로 확신

합니다. 대한민국은 특히, 엄격한 법집행과 효과적인 자금출처 차

단등을 통해안보리 결의를충실히이행해 나갈 것입니다.

이러한 조치와 병행하여 FTF를 배양하는 환경과 토양에 대한 보

다 근본적인 대처도 필요합니다. 유엔 세계대테러전략(GCTS)이

제시하고 있듯이 테러의 근원적 해결을 위해서는 빈곤퇴치와 지

속가능 개발 달성이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은 저개발국

대상 ODA 지원 확대와 ISIL과 FTF의 위협에 처한 국가들에 대한

인도지원을통해, 유엔의 대테러대처 노력에동참하고있습니다.

더 나아가, 극단주의에 물든 FTF들이 사이버 및 핵 테러로 가공할

파괴와 혼란을 초래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경계를 늦추지 말아

야 할 것입니다. 사이버 공간은 이미 테러자금 조달과 전투원 모

집, 종교적 극단주의 선전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이버 공

간이 테러의 표적이 되거나, SNS가 테러의 수단이 되는 것을 막아

야합니다.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자행될 수 있는 또 하나의 우려는 핵테러 가

능성입니다. 9.11 이후 테러집단이 핵물질 획득을 추구해 온 것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차원에서 핵테러 방지를 위한 국제사

회의노력도강화되어야할 것입니다.

2009년 9월 바로 이 회의장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핵테러 방지를

위한 핵안보정상회의를 제안한 것을 기억합니다. 그 결과 지난 5

년간 워싱턴, 서울,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를 통해 국제 핵안보체

제가강화되고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이번 안보리 정상회의가 FTF 라고 하는 전대미문의

도전에 단호히 대응하는 국제사회의 정치적 의지를 결집하고 구

체적으로이행해나가는국제공조의출발점이되길기대합니다.

얼굴을 알 수 없고, 국경을 넘나들며 활동하는 익명의 FTF와의 싸

움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공포 전략(Strategy of Terror)

을 앞세워 인간의 존엄성과 인도주의를 위협하는 어떠한 시도도

● 남북관계및통일

의장님, 그리고 대표단 여러분, 69년 전 한민족은 광복을 맞이하였

지만 남북한으로 갈라져 하나의 주권국가로 유엔의 회원국이 될

수 없었습니다. 1991년 남한과 북한이 유엔에 동시 가입하였습니

다. 하지만 같은 언어, 문화 그리고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남과 북

이 유엔에서 2개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 비정상적인

일입니다.

올해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지 25년이 되는 해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한반도는 분단의 장벽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수많은 이산

가족들이 사랑하는 가족을 만나지 못한 채, 그리움과 고통의 시간

을 보내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이런 분단의 장

벽을 무너뜨리는 데 세계가 함께 나서 주시기바랍니다.

저는 얼마 전 북한에게 남북한 사이에 환경과 민생, 그리고 문화의

통로(Corridor)를 만들자고 제안하였습니다. 남북한 주민들이 하나

의 생태계 속에서 자연과 어우러지고, 헤어진 가족들이 서로 만나

며 고통을 덜어 가고, 문화를 함께 공유할 때, 분단의 아픔을 치유

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생활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지금한반도는폭 4km, 길이 250km의 DMZ에의해단절되어있습

니다. 전쟁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따라 만들어진 DMZ

는 지난 70여 년간 사람의 왕래도 막았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자

연은 이곳에 생태계의 보고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DMZ의 생태계

는 남과 북이 하나이고, 남과 북이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웅변적으

로 보여 주고 있습니다. 저는 단절의 상징인 DMZ에 ‘세계생태평화

공원’을 건설하여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한반도의 자연과 사람을

하나로연결하는 출발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DMZ의 작은 공간부터 철조망을 걷어 내고, 남북한 주민들이 자연

과 어우러져 소통할 수 있다면,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은 생명과

평화의 통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과정에 유엔이 앞

장서 주길 부탁드립니다. 유엔 주도하에 남북한, 미국, 중국 등 전

쟁 당사자들이 참여하여 국제적인 규범과 가치를 존중하며 공원

을 만든다면, 그것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통일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통일된 한반도는 핵무기 없는 세계의 출발점이자, 인권 문제에 대

한 근본적인 해결책이며, 안정 속에 협력하는 동북아를 구현하는

시발점이 될 것입니다. 독일통일이 유럽통합을 이루어 새로운 유

럽의 주춧돌이 되었다면, 통일된 한반도는 새로운 동북아를 만들

어 가는 초석이 될 것입니다. 한반도의 평화통일은 그 자체로 유엔

의 설립목표와 가치를 구현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

니다.

●맺음말씀

쿠테사 총회의장님, 반기문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유엔의 창설자들은 전란의 와중에서도 미래를 내다보며 전후의

평화로운 세계를 구상했습니다. 대한민국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통일, 그리고 동북아의 평화와 발전을 넘어 지구촌 행복시

대를 구현하는 것을 외교 비전으로 삼고 있습니다. 유엔이 인류 공

동의 가치를 공고히 지켜 나가고, 글로벌 거버넌스의 중심 기구로

자리매김해 나가는 숭고한 여정에 대한민국은 응분의 역할을 다

해 나갈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1)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한 르완다, 구 유고 및 스리랑카에서와 같은 실패

를 방지하고 인권 보호와 책임(accountability)을 강화하기 위해 2013년 12월

공식화

2)

르완다 대학살 당시 피난민에게 유엔 사무소를 개방하지 않아 피해가 더욱

커진 데 대한 교훈으로, PKO 등 유엔 기지로 피신해 오는 민간인을 최대한

수용하도록 하는정책

연설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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