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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지역은 역내 국가들 간 높은 경제적 상호의존성에도 불구하고
정치 안보 분야 협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는
아시아 패러독스 현상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동북아 안보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움직임들도 나타나고 있어
역내 국가들의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이번에 통과된 일본의 방위안보법률은
역내국가 간 선린우호 관계와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투명성 있게 이행되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반기문 사무총장께서는 긴장과 대립이 지속되는 동북아를 가리켜, 지
역협력 메카니즘이 없는‘중요한 고리를 잃어버린 곳’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동북아평화협력구상(NAPCI)’을 추진하는 이유도
잃어버린 고리를 다시 연결해서
동북아에 신뢰 구축과 협력 증진의 선순환을 만들려는 것입니다.
현재 역내 국가들 사이에 원자력 안전, 재난관리, 보건을 비롯한
다양한 협력 분야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이러한 경험의 축적은 세
계 평화와 협력 증진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와 같은 우리의 노력은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한 핵은 국제 핵비확산 체제의 보존과
인류가 바라는 핵무기 없는 세상으로 나가기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되는 과제입니다.
지난 7월 이란 핵협상이 최종 타결되었는데,
이제 마지막 남은 비확산 과제인 북한 핵문제 해결에
국제사회의 노력을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최근에도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반하는
추가적인 도발을 공언한 바 있습니다.
이는 어렵게 형성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해칠 뿐 아니라
6자회담당사국들의비핵화대화재개노력을크게훼손하는것입니다.
북한은 추가도발보다는 개혁과 개방으로
주민들이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핵개발을 비롯한 도발을 강행하는 것은 세계와 유엔이 추구하는
인류평화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북한이 과감하게 핵을 포기하고 개방과 협력의 길로 나온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북한이 경제를 개발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입니다.
대표단 여러분,
지난 10년 동안 유엔은 특히 인권보호와 자유신장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습니다.
2005년 유엔 세계정상회의에서는 ‘보호책임(R2P)’개념을 채택했고,
르완다 및 구 유고 전범재판소와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으로
제노사이드 관련자에 대한 법적 책임을 확립하였습니다.
저는 오늘날 인류가 처한 인도적 위기 상황의 악화를 막기 위해,
이러한 보호책임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작년 이 자리에서,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금년은 특히 ‘여성, 평화와 안보를 위한 안보리 결의 1325호’가
채택된 지 15년을 맞는 해로서,
국제사회가 분쟁 속의 여성 성폭력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2차 대전 당시 혹독한 여성폭력을 경험한 피해자들이
이제 몇 분 남아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분들이 살아계실 때,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해결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 문제에 관한 유엔 인권최고대표들과 특별보고관들의 노력이
헛되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과거를 인지하지 못하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이제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도록 유엔
에 담긴 인류애를 향한 영원한 동반자 정신이 널리 퍼지기를 바랍니다.
지난 1년간 인권 분야에서 국제사회의 큰 이목을 끈 사안의 하나는
바로 북한 인권문제입니다.
작년에 발표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어 유엔 인권이사회와 총회의 결의채택뿐만 아니라
안보리에서도 논의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하였습니다.
북한이 이러한 국제사회의 우려에 귀를 기울여서
인권 개선에 나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
대표단 여러분,
저는 작년 유엔 총회에서 한반도 단절의 상징인 DMZ에
평화의 꿈을 만들어 나가는 공간인 세계생태평화공원을
건설할 것을 제안한 바가 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DMZ 지뢰도발 사건이 보여준 것처럼,
한반도의 평화가 한 순간에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은
우리가 직면한 엄연한 현실이기도 합니다.
다행히 남북한은 고위급 접촉을 통해 8.25 합의를 이루어냈고,
이제 신뢰와 협력이라는 선순환으로 가는 분기점에 서게 됐습니다.
그 새로운 선순환의 동력은
남북한이 8.25 합의를 잘 이행해 나가면서
화해와 협력을 위한 구체적 조치들을 실천해 나가는 데 있습니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인도주의 문제가 정치•군사적 이유로
더 이상 외면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8.25 합의에 따라 당국간 대화와 다양한 교류를 통해
민족 동질성 회복의 길로 나가기를 기대합니다.
사무총장님, 그리고 각국 대표 여러분,
며칠 후인 10월 3일은 독일 국민들이 통일을 맞이한 지
25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는 유엔이 1948년 대한민국의 탄생을 축복해 주었던 것처럼,
통일된 한반도를 전세계가 축하해 주는 날이
하루속히 오기를 간절히 꿈꾸고 있습니다.
지구상에 남은 마지막 냉전의 잔재인
한반도 분단 70년의 역사를 끝내는 것은
곧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얼마 전 대한민국에서는 기차로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가는
유라시아 친선특급이라는 철도여행이 있었습니다.
참여한 사람들은 큰 감동과 감격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철로는 굳게 닫혀 있어서 통과할 수 없었습니다.
이제 그 길을 활짝 열어 한반도에 평화가 깃들 수 있도록
유엔의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평화통일을 이룬 한반도는 핵무기가 없고 인권이 보장되는
번영된 민주국가가 될 것입니다.
또한, 통일 한반도는 지구촌 평화의 상징이자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동북아는 물론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70년 전 유엔 창설자들이 꿈꾸었던 평화와 인간 존엄의 이상이
한반도에서 통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유엔과 모든 평화 애호국들이 함께 노력해 나가기를 희망합니다.
대한민국은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위대한 여정에 든든한 동반자가 될 것입니다.
연설문 05
제70차 유엔총회 기조연설